꾸따 비치와 비치 워크(Beach walk)
비치 워크를 가기 전 꾸따 비치를 먼저 들렀다.
역시나 서핑 보드들이 즐비하게 서있었다.
다만 파도에 쓸려온 것인지 비에 떠내려온 것인지 알 수 없는 쓰레기들에게 의해 해변이 지저분한 상태여서
더이상 들어가지 않고 멀리서 바라만 보다 발걸음을 돌렸다.
꾸따 비치의 비치로드를 걷다 보면 꾸따의 상징인 발리비어사이클도 만날 수 있다.
패달이 있긴 한데, 밟지 않아도 버스는 나아가는 듯 했다.
비치로드를 따라 걷다보면 나오는 Beachwalk 쇼핑 센터.
쇼핑 센터 주위를 감싸도는 잔잔한 연못과 쇼핑 센터 전체를 덮고 있는 녹음, 그리고 독특한 개방형 공간에서 느낄 수 있는 바닷바람.
Beachwalk 쇼핑 센터가 쿠타 중심부의 오아시스로 표시되는 것은 그닥 놀라운 일이 아니다.
보이는 것처럼 쇼핑 센터는 실내와 실외가 구분되지 않는 공간이어서 에어컨이 강하게 나오지는 않았다.
하지만 우기임에도 햇빛만 피하면 그닥 덥지 않았기 때문에 실외를 걷는 것보단 확실히 시원한 감이 있었다.
L1은 옷, 신발, 시계, 화장품 등을 살 수 있었고, 아이들을 위한 캔디, 쿠키 등을 파는 곳이 있었다.
Sweets를 파는 Candylicious 앞 사탕 나무. 저게 이 곳의 시그니처이다.
다들 저 나무 아래에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우린 돌아가기가 귀찮아 멀리서 사진만 찍었다.
정처없이 걷느니 아이스크림 하나 정도는 먹어보자 하고 Venchi를 들렀다.
사실은 고급스런 외관에 이끌려 들어 들어가게 된 것이었다.
실내에는 고급스런 인테리어는 물론 정말 눈이 휘둥그레질만큼 많은 초콜릿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정말 고급스런 찰리와 초콜릿 공장에 들어온 기분이랄까?
우연히 들른 곳이라기엔 너무나도 만족스런 장소였다.
알고봤더니 Venchi는 이탈리아 왕실이 즐겼던 150년 전통의 초콜릿, 젤라또 브랜드였다.
Venchi는 이탈리아 정통 레시피, 최고급 원재료, 젤라또 마스터의 핸드메이드 생산 방식을 고집하며 그 명성을 유지하고 있었다.
젤라또 안 먹어볼 수 없지. 이과녀는 Pineapple and coconut, Cuor di Cacao, Pistachio와 공대남은 Lychee, Cuor di Cacao, Cappuccino 각각 젤라또 3가지 맛을 선택하였다.
가격은 1개당 우리나라 돈으로 약 12,000원정도였다.
발리 물가를 생각하면 아주 비싼 가격이지만 젤라또계의 에르메스쯤으로 생각하고 플렉스 해보았다.
쫀득쫀득한 식감은 물론이고, 크게 달지 않아 재료 본연의 맛이 살아있던 젤라또였다.
지금껏 먹었던 그 어떤 젤라또보다 맛있었다고 자신있게 이야기할 수 있다.
젤라또를 기다리는데, 직원분께서 크레페를 만드는 것을 목격하고야 말았다.
오빠! 우리도 저거 먹자!
먹깨비의 간곡한 부탁에 공대남이 크레페도 하나 사주었다. 젤라또 세 스쿱에 이어 크레페까지 정복하였다.
슈가 하이에 기분까지 하이해진 이과녀가 해실해실 웃자 공대남이 웃음을 터트리며 이과녀의 볼을 쓰다듬어 주었다.
히히 여보, 원래 허니문은 달달한거야.
먹을 것도 다 먹었겠다 아이쇼핑이나 해볼까 했지만 목적 없이는 쇼핑을 하지 않는 공대남을 남편으로 둔 이상 더 이상의 정처없는 걷기는 불가능하다 판단하고 얼른
B1의 Food Market Gourmet으로 가보았다.
이미 빈땅 마켓에서 과일과 맥주를 잔뜩 산 터라 그냥 눈으로만 구경을 하고 나왔다.
이곳은 백화점의 식료품 코너를 떠오르게 했다. 깨끗하게 진열된 제품들. 와인과 맥주, 바로 먹을 수 있는 다양한 음식들까지.
뭐 하나 빠짐이 없는 곳이었다.
그리고 사진은 찍지 않았지만 B1에는 ATM와 은행이 있다.
환전이 필요하거나 현금 인출이 필요하다면 이 곳에 들르면 된다.
이번엔 2층으로 올라가보았다. 2층에는 패션 잡화 브랜드들과 함께 함께 스타벅스, 버거킹 등이 입점해있고, 우리나라의 핫도그 전문점도 입점해있다.
또한 넓은 옥상 정원이 마련되어 있어 쇼핑을 하다 햇볕 바라기를 할 수 있다.
Food adventure라는 식당가를 가기 위해 3층으로 올라갔다.
3층에선 옥상정원과 쿠타 해변이 어우러져 만든 한 폭의 그림을 감상할 수 있다.
노을이 질 때면 그 모습이 황홀할지 상상만 해도 환호성이 터져나올 것만 같았다.
3층 식당가에서 서로가 먹고 싶은 메뉴를 사서 숙소로 들어가기로 했다.
아아냐 리조트 자체의 물가가 많이 비싼 것도 사실이고, 그곳에서 점심으로 마땅히 먹고 싶은 메뉴가 없었던 것도 한 몫을 했다.
다른 블로그나 유투브를 보고 이곳에 많은 기대를 했건만 예전의 명성은 잃은 듯 했다.
유럽 거리의 식당가를 재현했던 모습은 사라졌고, 푸드 트럭과 같은 형태로 여러 식당이 줄지어 있다.
또한 계산대에서 카드에 돈을 충전에 식당에 가서 차감을 하는 시스템이 아닌,
식당에서 원하는 메뉴를 주문하고 영수증을 받아 계산대에 가서 결제를 하는 시스템이었다.
형색은 많이 초라(?)해졌지만 이 곳 음식의 맛만큼은 아주 좋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심지어 나시고랭, 치킨 데리야키 덮밥과 교자를 모두 주문한 가격 우리나라 돈으로 약 8천원.
이곳에서 처음으로 진정한 발리 물가를 체험하곤 엄지척을 세웠다.
거기에다 2층의 대만 지파이 가게에 들러 지파이를 2개 주문해 들고가 곁들여 먹었다. 이것도 우리나라 돈으로 4천원 정도.
다시 말해 거의 3인분에 맞먹는 점심 겸 저녁 메뉴를 마련한 돈이 Venchi의 젤라또 하나와 맞먹었다는 것이다.
발리 여행을 하면서도 발리의 저렴한 물가를 한번도 체험하지 못하다가 이 날 처음으로 발리에서의 한 끼에 걸맞는 금액을 쓰고는
뿌듯함을 감추지 못하고 베실베실 웃었다.
집앤밖은 딱히 쇼핑을 할 이유를 느끼지 못해 쇼핑은 건너뛰었지만
그것 말고도 먹거리, 즐길거리가 꽤 있는 비치 워크.
쿠타 비치에서 서핑을 즐긴다면 한번쯤 들러봐도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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