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킴 수
킴 수는 2015년, 발리 스미냑에 있는 낡고 멋진 네덜란드 식민지 스타일의 건물에서 시작되었다.
유럽의 보헤미안 문화와 아치의 아름다움은 살리고, 블랙 앤 화이트의 심플함과 발리 공예의 특유의 아름다움을 더해 독특한 킴 수 만의 문화 공간을 형성했다.
킴 수의 큐레이터들은 인도네시아 군도를 수색하면서 현지 장인들과 협력하여 현지인과 관광객 모두에게 유명해진 je ne sais quoi(뭔가 콕 집어 말할 순 없는 무언가) 정신을 포착할 수 있는 작품을 소싱하고 제작한다.
그래서일까 공대남은 '음, 그냥 카페네.'라고 반응했고, 이과녀는 '너무 아름다운 공간'이라 표현했다.
뭔가 콕 집어 말하긴 어려워 더 매력적인 카페 킴 수를 둘러보자.
입구는 녹색 식물들과 새하얀 벽이 어루어져 싱그러움이 물씬 느껴졌다.
아치형 입구 안으로는 독특하고 매력적인 인테리어 소품, 악세사리, 잡화 등이 전시되어 있었다.
발코니에선 스미냑 거리의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온다.
큰 강아지를 여유롭게 산책시키는 유럽인들과 오토바이를 타고 출근을 하는 현지인들이 섞여 오묘한 풍경을 만든다.
순간 스미냑과 발리 현지인들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엉뚱한 생각을 했다.
뭐랄까, 이곳을 찾는 객을 따라 변해버린 풍경 때문에 주(主)인들이 어울리지 않는 꼴이 된 것만 같았다.
순간 머리를 스치던 생각을 멈추고, 발걸음을 옮겨 내부로 들어가보았다.
카페 킴 수를 즐기는 방법, 첫번째. 독특한 인테리어 소품과 장신구들 구경하기.
모던하고 심플한 인테리어 소품들과 발리 특유의 장신구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드렁크가 하나만 더 있었어도 망설임 없이 손을 뻗었을텐데
트렁크의 빈 공간은 적고 뒷 일정이 많이 남아있었던 터라 마음놓고 쇼핑을 하지 못했던 것이 아직도 후회스럽다.
특히 아래 사진의 라탄백을 사지 못한 것이 가장 큰 후회로 남는다.
우리나라 돈으로 2~3만원쯤 했던 것 같은데 왜 그걸 사오지 못했을까!
소품들을 구경하다보니 작은 풀장이 나타났다.
누구도 들어가지 않을 것 같은 풀장이었지만 뭐랄까 이곳과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한 수였다.
다시 들어와 카페 킴 수의 자랑인 수제 케이크를 구경하러 갔다.
기분좋은 적당한 단맛이 매력적인 당근 케이크
바나나와 파인애플, 피칸이 어루어져 달콤하고 고소한 맛을 내는 허밍버드 케이크
실수가 낳은 걸작이라 불리우는 오스트레일리아의 국민 티케이크 레밍턴
라틴의 달콤함, 둘세 데 레체(dulce de leche)를 곁들인 치즈 케이크
다양한 달콤함이 이곳을 찾는 이들의 눈과 입을 즐겁게 해주고 있었다.
Cafe Kim Soo를 즐기는 또 다른 방법.
화려하고 북적였던 밤과는 달리 조용하고 차분한 스미냑의 늦은 아침을 즐기며 브런치를 먹는 것이다.
공대남과 이과녀는 클래식 버거와 더 빅 브랙퍼스트.
그리고 더위를 식혀줄 아이스 커피와 아이스 라떼.
커피를 아이스로 먹는 것을 커피 맛을 모르는 것이라고 이야기해도 상관없었다.
먼 타국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면서까지 타인의 시선을 신경쓰며 휘둘릴 필요를 못 느꼈기 때문이다.
스미냑에서 먹었던 버거들은 모두 속이 알찼다.
아니다. 발리에서 먹었던 모든 버거들의 속이 알찼다.
두꺼운 소고기 패티와 바삭하게 굽힌 베이컨, 고소한 체다치즈와 신선한 양상추와 토마토, 그리고 적당히 새콤짭짤한 오이피클, 특제 마요네즈 소스가 어우러져 입 안 가득 풍미를 채웠다.
그리고 갓 튀겨 따뜻하고 고소한 감자튀김.
이과녀는 개인적으로 칩 정도의 굵은 감자튀김을 좋아하지만 슈스트링 프라이만의 바삭함도 나쁘지 않았다.
뒤이어 나온 빅 프랙퍼스트. 제법 알찬 구성에 옅게 미소가 지어졌다.
바삭하게 굽힌 토스트, 소시지와 베이컨, 겉빠속촉의 작은 알감자들과 버터의 풍미를 가득 담은 양송이 버섯. 적당히 익혀진 에그 프라이와 구운 토마토, 이곳에서 직접 만든다는 깊은 맛의 베이크드 빈까지.
이것들을 함께 먹으면 건강하면서도 계속 먹고 싶은 든든한 한끼가 된다.
평소엔 빨리 가자고 보채던 공대남도 여유로운 아침이 좋은 듯
이 날만큼은 이과녀가 이 곳을 오롯이 즐길 수 있도록 여유를 주었다.
덕분에 카페 킴 수를 천천히 둘러보며 스미냑을 떠날 준비를 하였다.
카페 킴 수를 나오자 청명한 하늘과 그 아래 스미냑의 골목이 눈에 들어왔다.
네덜란드의 식민 지배의 잔재와 발리 전통 문화가 혼재되어 있는 풍경.
우리의 역사와 많이 닮아있는 듯한 모습에 걸음을 멈추고 그 골목을 가만히 쳐다보았다.
누군가는 유럽의 식민지배가 인도네시아와 동남아시아의 발전에 이바지를 했다고 이야기할 것이다.
하지만 그것으로 그들의 식민지배가 정당화 될 수 있을까.
네덜란드의 지배와 일제의 지배 그리고 독립전쟁.
인도네시아의 독특한 풍경에는 아픈 역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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